자크 라캉과 히에로니무스 보스
화장터 인부(The Cremator)
1968년
체코
이 영화를 보는내내 십대때 읽었던 자크 라캉이 생각 났다.
어렸을때 읽었던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 책들은 통계분석학적인 실증자료를 통해 이론을 정립해 가려는 내용이 많았다. 다량의 임상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특정된 이론을 보완 하거나 과거 자료를 통해 새로운 이론을 끄집어내는 과정들이다.
책을 읽던 십대 시절 접했던 정신분석학 이론들 중에서도, 이론과 개념적 접근 방식의 연구를 했던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학은 프로이트의 통계학적 연구와는 차이가 있어 보였다.
자크 라캉은 언어나 상징, 기호의 분석을 통해 무의식의 구조를 설명하려 했다. 통계적인 수치를 다루는 것은 비슷해 보였지만 데이터보다는 이론적 논의와 해석을 중요시 했다. 무의식, 주체, 상징등의 추상적 개념들은 통계적 분석 보다는 이론적 분석을 통해 이해 해야 한다는 주장 이었다.
자크 라캉은 당시 무의식을 억압된 감정이나 기억의 집합체로 보지 않고 언어의 구조와 유사한 무의식은 언어적 기호화 상징으로 구성된 복잡한 네트워크와 비교 했다. 무의식이 충동의 저장소가 아니라 언어와 같은 구조적 규칙에 의해 작동 한다는 이론이다.
자크 라캉의 무의식은 무의식에서의 내용이 기호화 기호 사이 관계로 구성되며, 기호적 연장, 은유, 환유와 같은 언어적 기법을 통해 표현되고, 상징적 관계는 언어의 구조에 의해 조직되고 무의식의 내용이 상징적 체계와 규칙에 따라 형성된다. 무의식에서의 주체는 언어적 상호 작용을 통해 형성된다. 인간의 자아는 언어와 상징적 체계 영향을 받으며, 무의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의식의 주체는 언어를 통해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내면화 하고, 무의식의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무의식의 내용은 은유, 환유와 같은 언어적 기법을 통해 표현되고, 꿈은 무의식의 비유적 표현이고 무의식의 상징적 의미를 드러내는 중요한 방식으로 보았다.
자크 라캉의 거울 단계 이론은 상징적 관계와 질서를 주체가 자아를 형성하는 초기 과정에 거울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고, 이 과정에서 자아가 형성되며, 자아는 언어적상징과 상호작용을 통해 무의식의 구조와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억압된 충동과 욕망이 기호적 연상과 상징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간접적으로 표현되는 것을 무의식의 구조를 통해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내면화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히에로니무스 보스 작품은 이런 자크 라캉이 무의식의 구조와 상징적 체계를 탐구하는 좋은 연구 자료 였다.
보스의 그림들이 무의식의 상징적 질서를 나타낸다고 보았고, 그의 작품 이미지들은 무의식의 기호화 상징이 어떻게 인간의 심리와 갈등을 표현하는지를 보여 주었다. 보스의 그림들에 보이는 기괴하고 환상적인 이미지들은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억압된 욕망을 나타내는 대표적 기호이며, 무의식의 비유적 표현으로 해석된다. 보스의 그림들에는 성적 욕망, 구속, 죄 등의 주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자크 라캉의 이론에서 무의식의 구조와 작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크 라캉의 분석은 보스 작품을 단순한 미적 표현이 아닌, 무의식의 복잡한 구조와 상징적 의미를 탐구하는 자료로 삼았다.